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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11. 22. 12:33

내 말 좀 들어봐 2006. 11. 22. 12:33


줄리언 반스 / 신재실 / 열린책들 / Talkig It Over / 1991


번역자의 역할이 소설에서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지 여실히 드러나는 멋진 소설이다.

일단, 원제를 살리면서도 전혀 부담스럽거나 억지스럽지 않고 친근하기까지 한(심지어는

장난기까지 느껴지는) 제목부터 마음에 든다.

줄리언 반스의 소설이 그러하듯,

이 책의 내용 역시 엄청난 사건이나 큰 반전 따위는 전혀 존재하지 않고,

소소한 줄거리를 이어나가며 어쩌면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당연스러운 전개 과정을 거침에도,

그 이야기의 재미에서 빠져나오기 힘든 내용으로 가득하다.


그 입장에서는 당연할 수 밖에 없는 기억들을 말하는, 그리고 주장하면서 자신이 옳다거나

아니면 상대방에게 반박하는, 제목 그대로 '누군가에게 시시콜콜 털어놓는' 내용들이

술자리에서 남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듣한 느낌으로 다가와 재미를 더한다.


게다가 까메오처럼 등장하는 몇몇 인물들의 주장들을 듣다보면,

탁자에 둘러 앉아서 맥주 한 잔씩을 놓고 옛 사랑이야기를 각각의 시선에서

'니가 그랬잖아', '아니 쟤가 먼저 그랬다니까'하고 떠드는 상황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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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ft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