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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0. 3. 23:32

잭 런던의 조선사람 엿보기 2009. 10. 3. 23:32

잭 런던 / 윤미기 / 한울 / La Coree En Feu / 1904

역자의 말을 빌어보면, 이 책의 원제가 왜 불어인 지를 알 수 있겠다.

역시나 역자의 걱정이 책의 앞뒤로 적혀있듯이,

저자는 조선이라는 나라를 매우 백인적인 시각에서 바라보고 있고,

조선이라는 나라에 대한 깊은 성찰이라던지 이해하려는 노력은 전혀 없어 보인다.

뭐 한 발 떨어져서 읽어 보면, 매우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 있겠다 싶다.

조선이라는 땅에서 벌어지고 있는 러시아와 일본 두 강대국의 전쟁을 취재하기 위해서

온 특파원 신분의 백인이 그의 주 관심사인 두 나라의 사람들 말고 신경을 쓰거나

온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아야 할 이유가 전혀 없을테니 말이다.


취재를 위한 여정에서 등장하는 일본인이 아닌 노란 인종에 대한 백인의 편견이 잘 드러나 있고,

이런 시선은 하나의 사람으로써의 조선인이 아닌 백인과 일본인의 싸움에 자신들의 터전을

빼앗기고는 있지만, 전쟁의 당사자는 아니고 주변인에 불과한 노란 인종에 대한 시선일 뿐이다.

마치, 런던의 유명한 '강철 군화'에서 억압받고 저항하는 빈민들에 대한 기술에서 '흑인'이

쏙 빠져있고 하얀 인종들의 인권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듯 말이다.


사진도 몇 장 있었으면 참 좋았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고,

1995년에 이 책을 출간한 출판사에서도 많이 고민하고 책을 펴냈고, 그 후로 재간되지 않을 것으로

보아, 앞으로도 이 책이 다시 나오긴 힘들지 않을까 싶긴 하다.

일제에 의해서 강제 점령당한 조선에 대한 연민의 시선이 전혀 없을 뿐더러,

런던의 조선에 대한 무덤덤한 시각과 관찰 중 부정적인 내용이 지금과 별반 다르지 않은 것이

독자들의 흥미를 떨어뜨리리라는 것을 다들 알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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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ft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