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비코 다케마루 / 권일영 / 시공사 /
범행 현장에서 잡힌 범인의 연행 장면에서, 자신의 입으로 자신의 범행을
인정하는 것으로 첫 페이지가 시작되는 조금 특이한 추리 소설이다.
이미 밝혀진 범인의 과거 행적들을 따라가고, 그와 병행하며 주변 인물들의
행동을 시간순으로 적당히 섞으면서 기술하는데, 범행에 대한 자세한 묘사들은
얼굴을 찡그리게 만들고, '19세 미만 구독금지'라는 빨간 딱지가 전혀 어색하지 않은 책이다.
많이 읽어 온 추리 소설들과 크게 다를 것이 없어 보이는 전개를 보이지만,
책의 뒤 표지에 적힌 '마지막 페이지의 반전'이라는 광고 문구를 미리 읽고서
시작하더라도 전혀 예측조차 할 수 없었던 그 '마지막 페이지'의 대사 한 줄은
내가 읽은 내용들을 되새김질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고,
맨 앞 페이지에서부터 '그 대사'의 오류를 찾는 노력을 하게 만들었다.
독자의 뒤통수를 때리고, 멍하게 만드는 추리 명작을 간만에 만난 기분이다.
헌데... 이 소설은 영화화하긴 엄청나게 힘들 듯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