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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1. 19. 00:15

서부전선 이상없다. 2008. 1. 19. 00:15


에리히 마리아 레마르크 / 홍성광 / 열린책들/ Im Western Nichts Neues / 1929


1차 세계 대전을 배경으로 한 전쟁 소설.

연합군과 대적한 독일군이 주인공인 소설.


널리 알려진 반전 작품을 여럿 남긴 레마르크의 첫 장편이란다.

실제 1차 대전에 참전했었고, 작품의 배경인 서부 전선에서

영국, 프랑스 등등의 연합군과 대치하고 전투를 치렀으며,

부상을 입고 제대한 후 자신의 경험을 배경으로 소설을 썼다한다.


20세기 초의 소설임에도,

이 소설의 책장을 넘기면 총알들이 날아다니고, 포탄이 터지면

옆에서 친구가, 건너편에서는 적군이 죽어가는 소리가 들리고,

팔다리까 떨어져나간 시체를 깔고 파편을 피하는 병사들의

모습이 눈에 보이는 듯 펼쳐진다.

그 동안 보아온 수많은 영화들의 영향이겠지만, 그간 보아온

영화들이 이러한 오래된 전쟁 소설들을 바탕으로 영상으로 만들어진

때문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비교적 근래의 작품인 '라이어너 일병 구하기'의 학살 장면이나,

참호에 엎드려 총만 올리고 쏘아대는 진지탈환작전, 구덩이에

숨어서 마구 떨어져대는 포탄이 피해가기만 기다리는 것 등등이

반대편의 입장에서 펄쳐진다.

내가 그간 접해온 소설이나 영상들은 대부분(아마 거의 다가)이

연합군을 괴롭히난 독일군을 소탕하거나, 대규모 공습을 준비하는

독일군의 진지에 폭탄을 심는 류의, 일종의 영화속의 '착한편'이

영화속의 '나쁜편'을 마음대로 때려 죽이는 것들이었던데 반해

이 소설은 그 '나쁜편'의 한 병사의 입장에서의 기술이다.

전선이라면 선악을 가리지 않고 날아다니는 총알에 부상당하는

같은 반이었던 친구, 포탄 파편에 내장을 드러내고 울부짖는 친구,

한겨울의 동상, 배고픔, 죽은 친구의 군화...


전쟁이란 각 병사들의 싸움이 아니라, 전체 병사들이 싸움이다.

병사들이 죽더라도 전선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을 수도 있다.

전선에서는 병사들은 아무 것도 아닐 수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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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ft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