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욱 / 문이당 / 2006
제목 그대로 아내가 결혼한다는 기발함으로 무장한 소설.
남성 우월적인 사회에서 그 시스템에 적응하려는 노력을
전혀 하지 않고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하려는 생각을 가지고
생활하는 나름 시대를 앞서가고 있는 한 여성의,
'재혼이 아닌 또 한 번의 결혼'을 다루고 있다.
무거운 주제임이 분명한, 한국 사회에서의 남여의 결혼을
친구에게 넋두리하는 투로 가볍게 이야기하고는 있지만,
코믹하기만하거나 가볍게만 느껴지지는 않는다.
게다가 자신이 처한 매우 난감하고 쉽게 접할 수 없는 황당한
상활들은 세계 유명 축구 클럽들이나 그 소속 유명 선수들의
말이나 상황을 들어 이해를 돕는 것 역시, 이 소설을 접할 만한
남자들에게, 또한 축구를 잘 모르는 여자들에게 가독성을
높여주기에 충분하다.
그리고, 축구 이야기를 끌어들임으로써
마치 소줏잔을 기울이며 친구에게 푸념하는 듯한 말투의 소설이
더욱 현실적(이게 과연 현실에서 나타날 수가 있긴 한 지 모르겠지만)으로
느껴지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하다.
어쨌거나,
또 다른 사랑하는 남자와 결혼할 결심을 하고, 두 집 살림을 '제대로'
해 나가는 여자도 대단하고, 그 상황을(어쩔 수 없긴 하겠지만) '잘'
살아가는 첫 남편과, 첫 남편의 존재를 인정하고 마치 옛날의 '첩'마냥
정실 남편의 눈치를 보며 살아가는 두 번째 남편의 생활도 꽤나 재미나지만,
이해하긴 힘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