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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12. 26. 16:13

빛의 제국 2007. 12. 26. 16:13


김영하 / 문학동네 / 2006


매우 오랜만에 접한 평범한 스파이 소설.

김대중 대통령 이후로 사라졌던 간첩 검거에 대한 이야기가

10여년 만에 다시 등장하는데, 그 이전에 시대를 풍미했던

사상이나 평등, 자유, 민족 등등의 거창한 담론들도 간혹 등장하지만

21세기 초엽의 서울을 배경으로 하는 현재 시점의 '묵은' 간첩에 대한

이야기이고, 이미 20여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독재에서 민주로의

변화를 몸소 체험한 40대 중년 남성의, 게다가 사춘기의 딸과

갱년기에 접어든 삶에 지친 부인까지 있는 남성의 이야기라는 점은

매우 흥미로울 수 밖에 없다.

20년은 북쪽에서, 20년은 남쪽에서 산 사람이 상대적인 비교를 할 수 있고

자신만의 생각을 충분히 가질 수 있는 나이에서 생각하는,

정치적 사회적 이상과 그 현실의 괴리를 충분히 겪었고, 겪고 있는 고민들이

과거의 의무와의 충돌로 생겨나는 고통을 소화화는 과정을 담담히

관찰하고 보여준다.

곁다리로 20대 이후의 남편만을 알고 있는 그의 부인과,

사춘기로 접어들고 있고 이제 막 이성에 눈뜨려는 나이의 딸의 삶도

보여주는데, 사실적이라기보다는 소설적인 면이 강하게 느껴진다.


책장을 덮고 든 생각 하나는,

두 대통령의 시대 동안에 없었던 간첩단 사건이

새로운 대통령을 맞이하는 2008년 3월에 다시 생겨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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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ft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