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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11. 24. 22:40

스나크 사냥 2007. 11. 24. 22:40


미야베 미유키 / 권일영 / 북스피어 / スナ-ク狩り /


스나크라는 말은 사전에 없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통해 로리 오타쿠의 과거를 보여주는 루이스 캐럴이 쓴

짧은 이야기이며 시인 '스나크 사냥(The Hunting of the Snark)'에서 창조된

동물, 혹은 괴물에게 등장인물들이 붙인 이름인데, 부록으로 포함되어 있는

비매품 서적을 통해서 그 성향을 유추해 볼 수 있을 뿐 모습에 대한 정확한 묘사는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고, 삽화로도 전혀 포함되어 있지 않다.

게다가 스나크는 부점(Boojum)이라는 말이 끝에 나오는데 그 부점 역시 캐롤이 만든

말이라서 대체 무엇, 누구인지를 알기란 쉽지않지만, 짐작은 쉽게 할 수 있다.


내가 읽은 몇 권의 미유키 소설들과는 상당히 다른 분류에 속하는 소설이라는 느낌이 강하다.

장르를 가리지 않고 이야기를 만들어대면서도, 온전히 재미난 이야기만을 만든다는 것이

미유키에 대한 일반적인 평이듯이, 이 소설 역시 처음부터 끝까지 흥미를 끌고 가면서

중간중간 새로운 이야기를 끼워 넣고도 전혀 무리없는 빼어난 결말을 보여준다.

게다가 소설 내내 전혀 등장하지 않은 스나크에 대한 언급이 소설의 말미에서도

한 번도 나오지 않지만, 책을 덮을 무렵이 되면 이야기의 시작에서부터 그 '스나크'가

계속 인물들의 주위를 맴돌고 있었으며, 모두가 스나크의 영향을 받고 있었다는 것을

'깨우치게' 되어버린다.


모든 것은 그 이후로 변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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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ft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