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지즈 네신 / 이난아 / 수픈숲 /
이 소설은 더 많은 사람들의 선택을 받아 읽힐 수 있었음에 틀림없는 재미난 내용을
가득 담고 있지만, 표지의 디자인때문에 판매량이 반감됐음이 틀림없어 보인다.
이야기의 초반부에는 킥킥대는 비웃음이 분명이 터져나오지만,
중반을 넘어가면서부터는 그 웃음이 실소로 변하고,
후반으로 가면서는 우리나라의 사정과 비교되면서 짜증이 확 밀려오게 된다.
이 가당치도 않고, 등장인물들조차 믿으려하지 않는 어처구니없는 내용들이
우리나라의 티비에서 종종 볼 수 있는 것들이기때문으로 생각된다.
적어도 수십 년전의 터키를 풍자한 네신의 글이,
현재의 이 나라에서는 현실이기에 더욱 짜증이 밀려온다.
공공문서의 오류를 수정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야샤르의 모습과
그에 대응하는 공무원들의 모습이 정장 씁쓸하다.
이런 우울함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은 매우 재미나다는 것을 부인하긴 힘들다.
세상을 삐딱하게 보지 않고, 긍정적인 시각으로 보면서도 거친 풍자를 할 수 있고
거기에 재미까지 더할 수 있다는 것이 대단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황구라씨를 떠올린 사람은 나뿐이 아닐 듯하다.